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111
도둑의 집에도 '되'는 있는 법: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보며
12.3쿠데타 후,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내란은 진행 중이다. 취임한 지 12일밖에 안 된 대통령은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잡으려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자세로 고군분투한다. G7 회의에 가서 일본 등 9개국 정상과 유엔 수장을 만나는 버거운 일정을 1박 3일에 마치고 돌아와도 내란 부역 세력은 아랑곳 않는다.
오히려 국가의 미래 비전과 역량을 점검해야 하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도마 위 먹잇감으로 놓고 회 치려 한다. 그중 하나가 재산 문제다. 국무총리 후보자 재산은 2억여 원이요, 그 아들 재산이 200만 원을 문제 삼으며 연일 인신공격을 하며 비아냥거린다. 그런데 문제를 제기하는 1975년생 검사 출신 국힘 국회의원의 재산은 70여억 원이요, 2005년생인 아들 재산은 7억 4,000만 원이란다. 1999년 검사가 되어 17년, 변호사 2년 반 동안 70억이 가능한 액수인가? 스무 살짜리 아들 재산은 동갑내기 총리 후보자 아들의 370배에 달한다. 더하여 전국 땅 부자인 그의 국회의원 지역구 해운대엔 전셋집조차도 없단다.(여기에 국무총리 후보자를 검찰이 불법자금 수수로 수사를 한다는 속보가 뜬다. 도대체 이 나라 검찰 권력의 난동은 어디까지 가려하는가.)
사진출처_픽사베이
꼭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요, ‘병환에 까마귀’요, 좋은 ‘혼인에 트레바리짓’으로 악의가 짙다. ‘도둑의 집에도 되는 있는 법(못된 짓을 하는 사람에게도 경위와 종작이 있어야 한다는 속담)’이거늘 나라가 망하든 민주주의가 훼손되든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유린하는 똥 감태기를 보니 자연 말도 글도 거칠어진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선악의 저편』에 보이는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로 인해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He who fights with monsters should be careful lest he thereby become a monster)”라는 구절이 생각나 글쓰기가 뜨끔하다.
그래 ChatGPT도 시험할 겸,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을 주제로 한 풍자극 대본을 지어달라고 해봤다. 그러자 ChatGPT는 30초도 안 되어 “현대 정치와 역사적 맥락을 풍자적으로 엮은 짧은 2인극 형식으로 풍자와 교훈, 유머를 결합해 구성했다”라며 아래와 같은 놀라운 풍자극을 만들었다. 그 풍자극은 이러했다.
<똥 묻은 자의 변명>
등장인물
똥이: 잘난 척하고 남을 조롱하는 기득권층 상징.
겨리: 평범하지만 성실한 시민 혹은 공직자 상징.
사회자: 상황을 정리해 주는 해설자.
[무대 위: TV 공개토론 세트처럼 꾸며진 무대. 가운데 테이블, 양옆에 의자 두 개]
사회자: 자~여러분! 오늘의 토론 주제는 ‘깨끗한 개가 누구인가?’입니다! 오른쪽에는 항상 향기로운(?) 정치견 똥이, 왼쪽에는 검소한 생활로 유명한 겨리가 나와 있습니다!
똥이 (거드름 피우며): 흠흠, 나는 최소한 개답게 살아왔소. 이 친구, 겨리는 재산도 별로 없고, 외모도… 에헴…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저런 개가 총리 후보라니! 우리 견공 사회의 수치요!
겨리 (담담하게): 나는 비록 2억 밖에 없지만, 그 돈, 내가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모은 정직한 사룟값이오. 당신은 70억이 있지 않소? 어디서 났소?
똥이 (당황하며): 그, 그건…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땅이 좀 있었고…친구가 투자 좀 해보라 해서 그랬더니 우연히… 뭐 그런 거요.
사회자 (속으로 웃으며): 어이쿠! 우연히 70억이… 참으로 기적 같은 견생입니다!
겨리 (진지하게): 당신은 내 재산이 적다고 조롱하지만, 혹시 스스로 얼마나 묻었는지는 보았소?
똥이: 나는 묻은 게 없소! …아마도… 아니 조금…똥 정도지… 겨보다는 낫잖소?
겨리 (단호하게): 바로 그겁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 당신은 지금 나의 검소함을 조롱하며, 당신의 부패는 그냥 넘어가고 있어요.
<중략> [조명 어두워지며 마무리 내레이션]
사회자 (내레이션): 겉으로는 말끔해 보여도, 진짜 청렴은 숫자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진짜로 냄새나는 건, 묻힌 똥의 양이 아니라 똥을 묻힌 자의 태도입니다.」 (필자가 수정한 것은 조사 몇 자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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