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박영선 원내대변인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81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11월 22일(월) 15:30
▷ 장 소 : 국회 기자실

오늘 한나라당이 18개 법안과 관련해서 법안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당은 이에 심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여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의회중심의 민주주의를 하자는 차원에서 볼때, 과연 정당한 것인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표명한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이 제안한 4자회담도 거부했고 여야정 원탁회의도 거부했다. 한나라당이 법안처리를 저지하겠다는 18개 법안의 내용을 보면 현재 18개 법안 중 12개 법안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안이다. 이를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회의 기능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상임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 기금관리기본법, 문예진흥법 3개이고 법사위로 넘어간 법안이 공정거래법이다.

이는 한나라당의 정략적 목적으로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파행시키는 행동으로 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합리적인 타협을 추구하는 원칙에 입각해서 행동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민생을 살리겠다면 민생경제법안을 위한 여야정 원탁회의에 참여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오늘 한나라당이 저지하겠다고 하는 법안 중 한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다.
기금관리기본법은 지난 7월부터 운영위에서 약 7차례 법안심사 소위가 열렸다. 당시 이견이 있던 부분 20개항 중 17개항은 의견의 접근을 봤고 3개항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의 의결권을 줄 것인지 문제와 국민연금의 기금을 운영하는 주체의 독립성, 자율성, 책임성, 수익성, 안정성을 보장하는 문제, 사모펀드의 투자문제 3가지이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는 유한책임과 무한책임에서의 투자를 구별하는 것으로 의견이 절충됐고, 국민연금의 독립성, 자율성, 책임성, 수익성, 안정성을 갖는 문제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우리당도 중요하다고 당초부터 생각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를 통해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쪽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의결권 문제는 한나라당에서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면 의결권은 한시적으로만 주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시적으로 준다는 것은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는 것을 한나라당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연기금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나라는 외국 어디에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돈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들어오는 펀드는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주고 우리나라 국민이 모아서 내는 복지금의 펀드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형평성을 잃게 한다. SK 소버린 사태가 좋은 예다. Sk 소버린 사태에서 만일 연기금의 의결권을 안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해보면 그 상황이 어떻게 되었겠는가! 또한 이 문제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나라당은 공정거래법상의 재벌금융회사의 의결권은 30%를 그대로 인정해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논리와도 맞지 않는다. 재벌이 하는 일은 의결권을 인정해주고 국민의 돈의 의결권은 인정해줄 수 없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결권을 인정하는 것이 연기금 사회주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연기금 사회주의는 1972년도 미래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미국의 연기금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이것을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모두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되겠구나라고 하면서 연기금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썼다. 실제로 1992년에 미국의 연기금이 미국 대기업의 절반 이상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50%가 훨씬 넘는다. 그러나 미국이 지금 사회주의가 되지 않았다. 이유는 연기금의 의결권을 줘서 기간투자가의 기능이 강화되어 기업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하게 요구하여 자본주의가 더욱 투명해지고 한층 강화된 자본주의로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연기금 자본주의라는 반대 이론이 나왔다.
그 이론가로는 케네디 스쿨의 유명한 고든 클락이라는 교수이다. 고든 클락 교수는 피터 드러커의 연기금 사회주의는 틀렸다, 입증되지 않았다며 연기금 자본주의로 입증이 끝난 이론이라고 했다. 그래서 1990년대 이후에는 연기금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유럽의 경우에도 연기금의 주식투자, 연기금의 SOC투자가 매우 활발하다. 특히 영국, 아일랜드는 매우 활발하다. 미국보다 복지가 발달한 유럽에서 연기금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을 붙인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것이 1998년 1월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개방 일정을 발표했다. 그 당시 연기금을 풀어줬어야 했다. 당시에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연기금이 10년 20년 단위로 투자되기 때문에 당시 연기금 주식 투자를 허용했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이 지금처럼 50%이상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 당시에 투자가 됐다면 지금 10배 이상의 이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그 당시의 정책적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고쳐야 하는 것이다. 이를 가만히 놔두는 것은 복지부동이다. 연기금이 채권에만 투자되어서 물가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하게 되면 그것이 다시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연기금의 안정성의 문제는 채권투자만 해야 안정적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안전성도 저해되는 것이다. 지금 선진국은 연기금의 해외투자 허용과 관련된 논란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20~30년 뒤늦게 주식투자를 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논란이고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기금관리기본법의 의결권 제한이 논리적으로 얼마나 모순이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심의하고 법안을 제출하고, 서로 의논하고 타협하고 협의하는 것이 국회의 기능인데, 상정도 되지 않은 법을 가지고 법안을 저지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에 우려를 표한다. 법이 맘에 안 들면 대안을 내놓던가, 반대논리를 이야기 하면서 협상테이블로 나와야지 이런 태도는 매우 구태의연하고 구악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대화와 토론을 거부하는가 이는 대화를 시작하면 한나라당 논리 자체가 지그재그 형태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밖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정략적 목적으로 정상적 국회운영을 파행시키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타협을 모색하는 원칙에 입각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민생경제를 진정 살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원탁회의에 참여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4년 11월 2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