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정세균 대표 신년 기자회견
□ 일시 : 2009년 2월 2일 오전 11시
□ 장소 : 영등포당사 3층
■ 정세균 대표, 신년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 대표 정세균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불과 1년만에 자랑스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견실했던 한국 경제가, 대륙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던 한반도 평화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온국민이 나서서 힘과 뜻을 모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이 3대 위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요구합니다.
첫째, 민주주의와 인권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마십시오. 국가 공권력은 국민을 지배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둘째, 중산층과 서민의 생계를 지켜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십시오. 경제위기의 맨 앞에 내몰린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셋째, 한반도 평화를 회복시키십시오. 평화없이는 경제위기 극복도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
민주주의 위기, 경제위기, 한반도 평화 위기. 2009년은 3대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 용산참사는 국가권력의 폭력에 의한 비극입니다
지난달 20일 새벽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는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권은 참사의 원인을 철거민 탓으로 돌리면서 편파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오히려 책임자를 감싸고 있습니다. 민심을 수습해야 할 집권여당은 진실을 외면한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국민께 사과해야 합니다. 용산참사에 책임이 있는 공직자는 즉각 파면해야합니다.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같은 책임떠넘기기식 편파 수사가 계속된다면 특검이 불가피합니다.
대통령은 용산 참사로 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대통령은 생명을 존중하는 참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그래야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 중소기업·공공서비스 집중 투자만이 경제와 국민을 살리는 해법입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5.6%를 기록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마이너스 2% 이하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도 마이너스 20%를 기록했습니다. 중소기업은 절반가까이 가동이 중단되거나 부도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제위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용시장은 일자리 대란을 넘어 재앙적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신규 취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2월, 고등학교와 대학졸업 예정자가 약 60만 명입니다. 그러나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마이너스 성장은 이미 실업태풍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에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죄송하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위기극복 대책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일자리는 중산층과 서민의 위기를 극복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내수를 확충하고 중소기업을 회생시켜 경기회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공기업 근로자를 감원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최저임금제를 개악하려하고 있습니다. 서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일자리 대책도 또 다른 근로빈곤층을 양산할 뿐입니다.
일자리 대책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합니다.
첫째, ‘중소기업’을 살려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유지되고 창출됩니다.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어 경기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합니다.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국가재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여력을 100조원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100조원 지원대책, 더 이상 늦출 시간이 없습니다.
둘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재정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일자리 나누기’를 추진하는 기업이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재정 및 세제지원제도를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법을 준수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차별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비정규직에 대해서 고용보험제도를 강화하고 실업급여제도를 내실화하여 안전망을 확충해야합니다.
셋째,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늘려야 합니다. 교육, 보육, 의료, 환경, 복지 부문에서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만들 수 있습니다.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안전망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전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원 5만여 명을 확충하고, 상담교사, 사서교사, 특수교사 등을 확대 배치해야 합니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7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의 교사를 확대해 저소득층의 자녀 교육 걱정을 덜어드려야 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장기요양보험과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야 합니다.
예산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쓰려하는 돈의 물줄기를 돌리면 됩니다. 국민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 관련사업만 포기해도 충분합니다. 대운하 예산을 보육,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면 질 좋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취약근로계층도 살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경제위기 극복 및 일자리 창출 대책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을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당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오늘 발표한 일자리 대책을 시작으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긴급 구제플랜을 실행할 것입니다.
제 정당에 제안합니다. 2월 국회를 MB악법 국회로 만들지 말고 ‘일자리 창출국회’로 만듭시다. 제 정당이 참여하는 ‘경제위기극복 및 일자리창출 특별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 지키기, 일자리 나누기, 일자리 만들기에 나설 것을 제안합니다.
△ 한반도 평화는 이념이 아니라 경제입니다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북측이 ‘정치 군사 관련 합의 무효’와 ‘서해 해상경계선 합의 폐기’를 선언함에 따라 최고조의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결 국면은 ‘엄포용’으로 간주하기엔 너무도 위중합니다.
만약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가위험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경제 위기 극복은커녕,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 한반도 평화위기의 충격이 더해져 더욱 힘든 상황으로 몰릴 것 입니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는 경제입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합니다. 즉각 6.15와 10.4선언의 이행의지를 천명해야 합니다.
비중있는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합니다. 미국은 거물급 북한 전문가들이 평양을 방문합니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가 손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에게도 강력히 촉구합니다. 어떤 경우도 군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즉각 대결태세를 거두어들이고 협상태세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남북 양측 모두에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극단적 주장에 사로잡힌 강경론자들을 경계하고, 즉각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 떼고 경제에 전념해야 합니다
2월 임시국회는 용산 참사 규명, 인사청문회, 경제위기 극복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합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연시 국회를 전쟁터로 만든 장본인인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또 다시 MB악법을 2월에 강행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MB악법이 경제살리기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경제살리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닙니다. 악법을 내세워 국민과 싸울 때가 아니라, 국민의 힘을 모아 위기와 싸울 때입니다.
대통령이 더 이상 국회에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는 경제위기 극복에 전념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원탁대화’에서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와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은 실망감을 넘어 불안감을 안겨줬습니다.
이래 가지고는 위기극복이 어렵습니다.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 오바마는 상대방을 포용하고, 야당의 비판을 경청하며 위기극복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위기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자세입니다. 국민을 적으로 내몰아 싸우지 말고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용산참사 책임자 문책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MB악법 포기하고, 국회에서 손 떼십시오. 대북 강경노선을 포기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십시오. 이명박 대통령이 전향적인 자세로 위기 극복에 나선다면 민주당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 언론관계법 합의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이 필요합니다
정부 여당이 강행처리하려는 대표적인 악법이 언론 관계법입니다. 미국은 신문방송 겸영 법안에 대해 무려 2년 동안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부결시켰습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지난 10월 직접 언론사 경영진과, 노동조합, 언론전문가를 초청해 국민대표자회의를 개최한 뒤 5개월째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학계와 언론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 등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시급히 필요합니다. 충분하고 정상적인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방적인 강행처리는 또 다시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를 가져올 뿐입니다. 또한 장기집권의 기도로 비난받을 것입니다.
△ 2009년 민주당 대전진의 해로 만들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희망을 잃지 않도록 민주당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서민과 중산층, 자영업자와 봉급생활자, 장애인과 여성, 사회 취약계층이 이 위기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설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2009년은 민주당에도 매우 중요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2009년 새로운 정치세력을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제가 앞장서서 민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2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