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브리핑]최재성 대변인 고별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게시일 : 2009-02-03

최재성 대변인 고별브리핑

□ 일시 : 2009년 2월 3일 오전 10시 5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어제로 저는 대변인직을 그만두고, 노영민 의원이 신임 대변인으로 민주당의 입장을 국민께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아시다시피 김유정 대변인은 유임되어 노영민 의원과 김유정 의원, 두 분이 투탑 체제로 민주당 대변인실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변인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저의 얘기를 듣는 언론인의 표정이 한결같이 밝았다. 의외였다. 전부 웃으며 그만두느냐고 했다. 제가 대변인을 하는 동안 그래도 논평이나 브리핑을 살벌하게 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제 인상이 언론인들에게 재미있는 사람으로 심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하나는 고생을 한 것 같은데 이제 편안하게 쉬며 자신을 돌아보라는 배려의 웃음이 아니었나 싶다.

저는 논평을 써서 하지 않고, 키워드만 적어서 했다. 그래서 구어체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문어체로 바꾸는 일을 하느라 많은 고생을 한 대변인실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가끔 당 게시판에 최재성은 논평할 때 좀 글을 정돈해 쓰라는 의견도 올라왔는데 뒤늦게나마 양해를 구한다. 말씀드렸다시피 키워드만 적어서 즉석에서 브리핑해 문장으로 가다듬어진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제가 굳이 정돈된 문장으로 브리핑을 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께 너무 규격적인 틈에 가로막힌 언어로 입장을 전달하는 것보다 대변인의 자유로운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조금 더 생동감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야당출입 언론인들께 취재환경이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대도 열심히 해주고 야당을 이해하려는 입장을 보여주신대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좀더 강하게 하라’는 지지자의 주문과 ‘너무 세다’는 중도적 성향의 국민 사이에서 자유롭기가 참 어려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사안의 경중과 본질을 따져 강도를 조절했던 것 같다. 결국 ‘세게 하라’는 주문과 ‘약하게 하라’는 주문 사이에서 인기 없는 대변인의 길을 걷는 고충도 있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적어도 대변인에 대한 국민적 착시현상은 벗어던져야 한다고 본다. 정치인이 솔직해야 한다고 본다. 대변인의 논평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것은 현재 정치구도에서는 어렵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때 대변인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쟁이 격화되고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격동의 정치현장을 지켜야 하는 대변인은 정당적 입장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본적 책무가 있다. 그것은 당리당략이 아니다. 대변인의 입을 통해 희망의 언어, 기쁨의 언어를 찾아야한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지나친 강압인 것 같다. 이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정치인들이 국민들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옳다. 대변인 간의 가끔 회식이나 소주자리가 마치 통합이나 화합을 예고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도 사실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다.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비쳐질 수도 있다.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해서 국민적 판단을 구하게 하는 것이 대변인의 기본적 입장인 것 같다. 이것을 혼돈해서는 안된다.

다음으로 대변인의 입을 통해 당의 전략을 리딩하거나 추스르는 일을 하지 않는 정당이 정상적 정당인 것 같다. 그래서 정제된 입장, 특히 전략과 가치, 철학과 노선에 대해 정제된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데 매체가 다양화되고 정치인의 주의주장이 여과 없이 국민들께 전달되는 세상이다보니 이 속에서 그것을 조정하거나 혹은 리딩하는 역할을 과거에 비해서는 대변인들이 많이 한다. 그러나 정상적 정당이라면 당의 입장만큼은 정리된 것을 전달하는 건조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대변인이다. 제가 열린우리당 대변인 시절부터 통합과정에서의 정당, 원내대변인, 민주당 대변인을 거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전략을 리딩하는 논평을 많이 냈지만, 민주당의 현체제 하에서는 그런 논평이 상당수 줄어들었고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정상적 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저의 판단이다.

이제는 그동안 규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좀더 자유롭게 정치인으로서의 제 언어와 제 생각을 국민들께 밝히고 싶다. 그러기 위해 조금 더 진지하게 민심의 바다로 뛰어들어 민심의 실체를 현상 그대로 읽는 안목을 구비하야 되겠다. 우상호 대변인이 고별 논평을 할 때 자신의 언어로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는데 저도 똑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혹시 제가 긴 기간동안 대변인을 하며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저 역시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동안 성원해주셔서 고맙고 가끔 인사드리겠다.

2009년 2월 3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