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면담
정세균 대표-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면담
□ 일시 : 2009년 6월 2일 오전 11시
□ 장소 : 국회 대표실(본청 205호)
정세균 대표 : 어서 오세요.
안상수 원내대표 : 감사하다. 요사이 조문 정국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정세균 대표 : 한나라당에서 조의도 해주시고 당사에도 보니 플래카드도 걸어주셨다. 이번에 여당에서 막강한 트리오가 일을 맡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또 걱정도 된다. 더욱이 안 대표는 능수능란해서 계속 야당을 이기시려고 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된다. 옛날에 야당 원내대표를 할 때는 아주 성공했다. 아주 잘하지 않았나. 그때 평가도 좋았고. 야당대표는 이기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여당 대표는 지는 것이 잘하는 것인데 그때 그 방식대로 계속 이기시려고 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된다.
안상수 원내대표 : 많이 지려고 생각한다.
정세균 대표 : 그러면 야당대표로도 성공하고 여당대표로도 성공한 안상수 대표로 될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 : 성공하도록 많이 도와달라. 우리가 인사가 늦었다. 그동안에 국민장을 치르느라 인사를 할 수가 없어서 오늘에야 인사를 왔다. 국민장도 다 끝났으니까 8일부터는 국회를 열어서, 특히 제일 급한 것이 비정규직 법안이다.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빨리 안 해서 이달까지 못하면 금년에 적어도 70~80만의 실업자가 생길 것 같다. 그런 법은 빨리 국회가 열려서 논의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어제 이강래 대표를 방문하니 국회를 여는데 선결조건을 내걸었다. 선결조건은 대부분이 정부나 또 청와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국회에서 내가 답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국회가 열리면 충분히 논의하려고 한다. 논의해서 서로 토론도 하고 대화도 하고 타협도 하고 해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어제 너무 무섭게 하시더라.
정세균 대표 : 원래 정부여당은 한몸이다. 한몸이니까 당정협의도 하는 것 아닌가. 유기적으로 잘해서 원만하게, 국민이 걱정 안 하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국회가 제 기능을 좀 했으면 좋겠다. 국회가 여당 의석이 있으니까 존중해야 하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야 하지만 국회가 한나라당 의원총회와 똑같아지면 안 되지 않나. 그러려면 국회에 수천억 써가며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 지금까지 18대 국회 운영을 보면 그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대화와 타협이 살아나고 의회주의가 꼭 복원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난 1년이 지나고 2년차 2기이니까 1기 때보다는 여야관계도 조금 더 원만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선수도 그렇고 경륜이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측면에서 안 대표에게 기대를 많이 한다.
안상수 원내대표 : 저도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려고 한다. 그리고 원칙적으로는 서로 대화와 타협에 의해서 국회를 운영하고 법안도 그렇게 처리하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민생법안들이 수백 수천 건이 쌓여 있다. 이 부분들을 빨리 논의해서 우리가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 대표께서도 원래는 합리적인 분이고, 민생을 걱정하는 분이니까 국회를 빨리 열어 민생법안을 더 우선적으로 처리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정세균 대표 : 지난 1년 동안 민생법안은 그래도 다들 서둘러서 처리해온 것 아닌지 모르겠다.
안상수 원내대표 : 제가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교과위원회는 스물 몇 건밖에 처리가 안 된 것 같고, 환경노동위에서는 비정규직법안이 가장 시급한 법안인데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아 제가 걱정하고 큰일이 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표님께서 많이 협조해주시면 좋겠다.
정세균 대표 : 제가 보기에는 17대 국회에 비해서 현재 국회 들어와서는 민생법안은 우선적으로 거의 처리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 법사위 등에 쌓여 있는 법안도 17대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거기다 교과위는 17대 때는 1년 반 동안 한 건도 상정을 못 했던지 그랬을 것이다. 그때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랬으니까 우리도 그런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 민생은 같이 걱정해야 하는데 비정규직법은 근본적으로 시각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금 한나라당이 기간을 늘려서 해결하려고 하고 우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도와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 법이 아직 시행도 되지 않았다. 법을 만들어 시행도 안 됐는데 그전에 법을 고치는 것은 법의 안정성 면에서 좋지 않다. 또한 그 당시의 현행법을 만들 때 한나라당과 우리가 합의해서 만든 것이다. 한나라당도 그 당시 적극 찬성해서 만든 법인데 그 법을 시행도 하지 않고 고친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다.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정책적으로 여야 양당 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단순히 법안을 빨리 처리하고 않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과도하게 늘어나 있는, 경우에 따라서 500만에서 800만이라고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아마 이 법은 잘되지 않을 것 같다.
안상수 원내대표 : 저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국회가 만든 법안들이 다 완전무결할 수는 없고 시행되기 전에 고친 경우가 가끔 있다. 또 저희가 생각한 것은 적어도 상정은 해서 지금 말씀하신 여러 가지 우려와 걱정을 가지고 토론을 거쳐서 합리적 결과를 도출해내자는 것이다. 무조건 그 법을 바로 통과시키자는 뜻은 아니다. 추미애 환노위원장께서 상정시켜 토론에 부쳐질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1년이 지나도록 상정조차 못 하고 있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군다나 6월이 금방 끝날 텐데 저희가 보기는 70~80만의 실업자들이 대량해고되어 실업자가 생길 것이 우려되어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을 특히 배려해주기 바란다. 이강래 대표가 어제 저에게 하도 무섭게 해던지 굉장히 겁나게 만들더라. 오늘 대표님은 부드럽게 민생법안도 처리하자고 하시니까 좋은데 대표님을 믿고 해야 할 것 같다.
정세균 대표 : 우리 국회에 직권상정제도가 있지 않나. 특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과거에 직권상정제도가 어떻게 활용되어왔는가에 대해서 충분한 리뷰가 있었으면 좋겠다. 옛날에 이만섭 의장이 직권상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국회를 그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것이 지론이시다. 그리고 박관용 의장이나 다른 의장님들도 직권상정을 거의 한 적이 없다. 이런 경우는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테크니컬하게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합의해서 직권상정제도를 활용한 적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도입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만약 다수파가 의장과 합의해서 직권상정제도를 활성화할 경우에 의회주의는 완전히 죽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우리 의장들은 필리버스터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직권상정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지극히 자제했다. 그래서 김원기 의장도 사립학교법 한 건을 했고, 임채정 의장도 한 건만 했다. 보시면 다수파가 강행하기 위해 직권상정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고 여야합의에 의해서 그 제도를 편리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있었다. 사실은 그것도 편법이니까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 국회 들어와서 정기국회, 2월 국회, 4월 국회 계속 직권상정을 해서 일방적으로 국회운영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이 느끼는 18대 국회는 일당 국회지 여야가 합의하고 존중하고 의회주의가 살아있는 국회라고 보지 않는다. 정말 더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그런 식의 국회운영이 이루어지면 야당은 그냥 자폭하든지 아니면 한나라당에 그냥 내주고 국회에서 스스로 퇴출되든지 해야지 이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 : 직권상정제도는 제 경험으로는 여하튼 과거 민주당 정권 때 민주당 다수파일 때 4일 연속 직권상정해서 날치기 한 경우도 있고, 그 다음에 건수를 통계를 내보면 현재까지 한나라당에서 우리가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한 건수가 몇 건 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과거에 통계와 함께 비교를 해보겠다.
정세균 대표 : 내가 이미 해봤다.
안상수 원내대표 : 기본적으로 직권상정제도를 국회법에 명시한 것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소수당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소수당이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막거나 할 때는 도리가 없어 민주주의의 원칙인 다수결의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남용하는 것은 저도 반대이지만 그러나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주 막아버리는 것은 제도 자체를 둔 뜻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야당이 물리적으로 막지만 않는다면 직권상정할 필요가 없고 또 상정도 안해준다든지 상정해도 물리적으로 막아서 통과를 안 시켜준다면 방법이 있나. 그러면 다수당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이 묻혀 버리는 것이다. 다수당이 표결에 의해 처리하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고 국회법의 기본이념이다. 물리적으로 막아서 못하게 한다면 다수당을 만들어준 의미가 전혀 없다.
정세균 대표 :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리고 한번 보라. 과거에 내가 직권상정한 실적을 다 리뷰했다. 한번 리뷰를 해보시라. 김형오 의장이 정기국회, 2월 국회, 4월 국회 등 3연속 국회에서 직권상정제도를 도입해 썼는데 과거 그런 적이 있는지 보시고 건수도 비교해보시면 과도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 : 과거 한나라당이 잘 협조를 해줬다는 뜻이고 이번에 민주당은 발목을 너무 많이 잡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 않겠나.
정세균 대표 : 해석이야 마음대로 얼마든지 할 수도 있겠으되.
안상수 원내대표 : 잘 살펴보겠다.
정세균 대표 : 살펴보시고. 제가 드리는 말씀은 그냥 정략적이거나 공세적으로 말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저도 의정활동을 해오고 원내에서 이런저런 역할을 해봤는데 정말 이렇게 야당의 역할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국회라면 정말 심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18대 국회 들어서 도저히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느낀다. 그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이다. 그냥 야당이 공세적으로 그러는 것인가 보다 치부하지만 말고 그 레코드를 쭉 보시라. 건수도 중요하지만 직권상정제도를 도입해서 여야가 합의해서 한 경우가 있다. 그것도 기록을 보면 전부 분류가 된다. 과거 대표께서 말씀하신 연속해서 한 때는 강행처리였지 직권상정과는 다르다. 그때는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고 법안을 강행처리한 케이스이다.
안상수 원내대표 : 기억도 생생한 것은 불과 2년도 안 됐다. 민주당이 BBK 특검법안을 내 거의 17일 만에 바로 직권상정해서 통과했다.
정세균 대표 : 임채정 의장이 직권상정한 딱 한 건이다. 실적을 보면 임채정 의장이 한 것은 그 한 건이고, 김원기 의장은 사립학교법 한 건이다.
안상수 원내대표 : 저희가 잘 살펴보고 말씀하신 것을 깊이 염두에 두고 국회 운영에 크게 고려하겠다.
정세균 대표 : 여당 대표로서도 꼭 성공하시기 바란다.
안상수 원내대표 : 감사하다. 자주 찾아뵙겠다.
2009년 6월 2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