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차 최고위원회의
제108차 최고위원회의
□ 일시: 2009년 6월 15일 오전 9시
□ 장소: 여의도당사 회의실
■ 정세균 대표
오늘이 6.15 9주년 기념일이다. 민주정부하에서 일곱 번의 6.15를 맞이했고, 이명박 정권하에서 두 번의 6.15를 맞이한다. 이명박 정권하의 6.15는 6.15가 아니다. 제발 본래의 6.15로 돌아가자.
남북관계 위기가 정말 천 길 낭떠러지 위에 와있다. 모든 것은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대북관 때문이다. 하루빨리 비핵개방 3000이라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포기하고 6.15와 10.4로 돌아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내일 한미정상회담이 있어서 대통령이 출국한다. 지금 이 시점은 말 그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담대한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제재 위주, 강경 일변도의 외교는 대립의 확대 재생산만 만들 뿐이다. 과거 오바마 대통령이 천명한 것처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외교를 통해 문제를 푸는 담대한 외교를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외교 행보를 많이 했다. 자원외교도 열심히 한다고 했다. 외국에 출장을 가서 많은 정상외교를 했는데 지금까지는 내용 빈약하고, 자기과시형 외교에 급급했다고 판단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동맹국의 대통령을 만나는 중요한 외교 행보이다. 이번에는 제발 실속 있는 외교가 되도록 꼭 성과를 내주길 부탁한다.
국세청, 검찰 등 권력기관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하다. 국세청이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직원을 파면했다는 보도를 봤다. 이해가 안 된다. 이 정권은 국세청장은 서면 조사를 하면서, 원래 글을 올리라고 만들어진 내부 게시판에 건강한 글을 올린 직원을 파면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내부고발자는 필요하다. 내부고발자는 부정부패를 막는 동력이자, 민주적 통제장치다. 내부고발자야말로 우리가 필요한 때는 꼭 나서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부패를 막아내는 역할을 해야 하기에 이것은 잘못됐다. MB 정권는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것이 지금까지의 특징이다. 검찰이나 국세청 사건만 봐도 그렇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력남용에 대한 통제장치다. 내부게시판에 게시글을 올렸다고 파면하는 것이 공무원의 윤리강령은 아니다. 내부통제장치에 대해 철퇴를 가하는 잘못된 행태를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 이강래 원내대표
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들었지만 결론은 ‘역시나’였다. 실망했다.
잘 아시는 것처럼 6.10 항쟁 22주년 행사과정에서 나타난 15만 명 시민들은 오늘 대통령이 미국으로 출발하기 직전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의 염원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 이제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사죄의 마음을 표현할 것인가 기대했지만 변죽만 울리는 것으로 끝났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이고 당신에게 주어진 제일 큰 소명이라고 말했지만 국민통합을 하기 위한 본인의 변화나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한 ‘내탓이오’ 하는 정신을 찾아볼 수 없고 이런저런 변명으로 일관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국민의 요구사항, 열망을 이념과 지역의 분열로 치유해 버리고 이런 상황을 가볍게 일축해버리는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대해서 대단한 실망을 금치 못한다.
대통령이 오늘 미국에 가시는데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만 할 것이 아니라 오바마의 리더십도 깊이 있게 배우고 도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어떻게 국민과의 소통, 라이벌까지도 참모로 등용하는 대담성과 포용정신, 최근 이슬람과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정신을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기간에 바로 배워온다면 국민통합을 위해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성과보다 우리 국민은 변화된 대통령을 원한다.
■ 김진표 최고위원
어제, 서울지방법원은 수원비행장 인근 3만 7백명 주민이 낸 소음피해소송에서 국가가 480억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투기 훈련도 중요하지만 소음으로 피해를 받는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수원지역에서 소음피해로 소송을 낸 사람이 모두 27만 명이다. 그 중 3만 700명에게만 무려 480억을 지급하라는 판결이다. 이런 것이 수원비행장만 국한된 것 아니라 대구에서 작년에 9천 명이 209억, 광주에서 1만 4천 명이 215억, 강릉에서 1만 8천 명이 258억 원 등 손해배상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같은 판결은 5년이 지나면 피해소송을 낸 사람이 다시 청구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아예 소음피해보상법을 이미 20년 전부터 입법했고, 우리 국회에도 우리당의 정장선, 김춘진, 김동철 의원 등이 ‘군비행장 소음피해방지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내서 계류 중이다. 만약 이 법률안이 입법되면 매년 국민의 세금으로 수천억씩 소음피해를 보상하면서 군용비행장을 유지, 관리해야 하는 막대한 부담이 생긴다. 선진국은 이러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20년 전에 이미 대도시 내의 공군기지들을 전부 해안가나 섬, 사막 등 주민의 피해가 없는 지역으로 이전했다. 그동안 여러 사정으로 못했지만 제가 ‘도심항공작전기지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안해 여야의원 32명이 함께 서명했고, 지금 국방위에 계류되어 심사대기중이다. 우리가 1년에 수천억씩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서 공군기지를 운영할 수는 없다. 이미 우리 공군은 소음피해 때문에 기동훈련이 크게 제약을 받고 있어 일부 조종사의 훈련을 필리핀에서 시키는 상황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도시 내 공군기지가 이전될 수 있도록 20여 개 이상의 관련부처와의 논의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단순화시키면서 공군과 주민이 서로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이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따른 개발이익을 공군력 증강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그런 내용으로 법안이 구성되어 있다.
정부여당은 얼마 전 재벌에게 특혜를 주면서도 50년 동안 성남시민이 요구해온 고도제한완화에 대해서는 묵살해버렸다. 성남시민에게 대못질을 했다. 엉터리 행정의 표면인 성남비행장정책을 발표해서 온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런 정책을 즉각 중지하고, 보다 근본적으로 공군비행장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
■ 박주선 최고위원
지난 12일 금요일 검찰에서는 박연차 게이트 사건수사를 종결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결과 발표문을 보건데 전직 대통령을 정치보복에 의해서 타살에 이르게 한 검찰이 참회나 반성은 전혀 없이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포장하기에 급급한 궤변과 궤논리로 수사발표가 이뤄졌다. 이것은 이에 대한 철저한 특검과 재조사, 정치보복이 일어난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망원경으로 수사하고, 지난 권력에 대해서는 현미경으로 수사하는 부당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정치인들을 기소하면서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제공한 박연차 회장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의 기소를 하지 않것은 검찰이 표적으로 삼은 정치인에 대한 의도된 허위진술을 한 것에 대한 대가로 박회장의 책임을 면제해줬다고 판단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마치 노무현 대통령의 뇌물혐의 피의사실이 확인된 것처럼,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을 결정한 논리는 황당무계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검찰은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을 공유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뇌물을 받은 사람을 처벌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물을 준 사람도 기소하지 않다는 검찰의 관례에 따라 기소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검찰관례는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뇌물죄는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필요적 공범관계다. 뇌물을 준 사람이 범죄가 성립이 되면 뇌물을 받은 사람도 자연적으로 뇌물수수죄가 성립된다. 만일 박연차 회장이 640만 불이라는 거액의 자금을 뇌물로 줬다면 사안의 중대성으로 봐서 당연히 기소해야 한다. 검찰관례 운운하면서 기소하지 않은 것은 증거가 확보되지 않고 범죄행위가 성립되지 않아 기소하지 못하는 것을 관례라고 표방한 것이다. 이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 범죄의 피의사실이 전혀 입증되지 않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을 정치보복 차원에서 가족까지 무차별 조사하는 등 검찰이 정치보복의 선두에서 최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것을 모면하기 위한 전략에서 나온 궁색한 논리라고 판단하고 주장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철저한 국정조사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에서 천신일 관련 부분에 대해서 고소까지 했다. 그런데 수사도 하지 않은 채 법원에서 범죄성립이 어렵고 소명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그대로 떠넘기기식 기소를 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최측근을 사실상 무혐의 종결처리라는 효과를 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를 위해 특검이 절대로 불가피하다.
금감원이 제출한 이명박 정권의 무차별적인 계좌추적 관련 내용을 보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2008년에 수사기관이 요구한 금융거래정보는 80,683건으로 참여정부보다 3배가량 많다. 2009년에는 1~3월에만 64,721건이다. 국세청도 2009년 3개월 동안만 참여정부보다 5배 많은 18,888건에 달하는 계좌추적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에 대해 수사가 집중된 이유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자료다.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검찰이 10만 원 이상 결제한 사람 모두를 조사했다고 이강철 전 수석이 진술했다. 금융정보 추적에 의한 자료를 보면 딱 떨어진다. 권력기관을 총동원해서 야당, 시민단체, 비판세력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치 정부의 전형적인 정치보복 수법이다. 이명박 정권이 어떤 이유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계좌추적에 나섰는지 드러나지 않은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조사가 있었는지 국회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
■ 장상 최고위원
오늘이 6.15이다. 9년 전 6.15 선언이 이뤄질 때 평양 현장에 있었다. 그때 현장의 감동이 엄청났다. 드디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감격이 있었다. 물론 그 길이 순탄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방향은 잡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시간 시간 악화되고 심각해지는 남북관계를 지켜보고 있다. 이러다가 무슨 일이 나는 거 아니냐는 심정 속에 있다. 뿐만 아니라 4,000명이 넘는 교수, 시민단체, 학생들의 시국선언과 한나라당의 내부갈등, 이념적 대립으로 몰고 가는 여러 행태들을 지켜보면서 민주정권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냉혹하게 평가하던 집단의 국정정책 및 수행 성적표치고는 정말 실소를 금치 못할 만큼 한심하다. 무엇이 문제냐. 소통이 없기 때문이다. 소통불능, 소통 부재 현상이다. 그 현상이 너무 심각해서 사회갈등과 분열의 고통이 증대되고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제가 착잡한 심정으로 주말을 보내다가 공초문학상 수상자인 정현종씨의 ‘경청’이라는 시를 보았다. 일부만 읽겠다.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정부여당이 4.19 보궐선거 때 5:0으로 졌다. 운동선수의 세계라면 감독이 경질되는 사건이다. 500만 추모국민이 전국 곳곳에서 애도했다. 50만 인파가 서울광장과 서울시내를 덮었다. 6.10 항쟁 기념으로 모여든 인파가 15만이 넘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을 보고 여기서 민심을 읽지 못하는가. 깨닫고 반성하는 바도 없다면 정말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의사가 이렇게 얘기했다. 한문에 아플 통(痛)과 통할 통(通)이 있는데 ‘통하면 불통하고 불통하면 통한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이다. 6.15선언 9주년을 맞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정부와 여당의 많은 국회의원들이 귀를 기울여 민심의 소리를 듣길 기대한다.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고 불경에 적혀있다. 국민의 행복과 발전이 경청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1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