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외신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게시일 : 2009-06-22

     

  한미정상회담과 북핵평화해법

존경하는 외신기자클럽 맹주석 회장님과 외신기자 여러분!

민주당 정세균 대표입니다.
‘냉전의 마지막 고도’이자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언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외신기자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 기대에 못 미친 한미정상회담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입니다.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발사와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예견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군사적 충돌위험성까지 논의되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저는 지난 6월 16일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총회를 통해 “한미정상회담은 대북제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생산적 해법도 논의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이 협의되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는 기대에 상당히 못 미쳤습니다.
전체적으로 한·미양국간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에 합의한 것은 평가할 수 있습니다만, 해결이 시급했던 북핵문제에 있어서는 대북제재만을 강조하였을 뿐, 평화적 해법과 관련된 진전된 합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 회담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례 없이 대북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는 발언입니다.
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현 시점에서 6자회담을 대체할 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미 정상은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정상회담 다음날 발표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6자회담을 강조한 것을 보면, 5자회담 제안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저는 북한을 제외한 대북압박카드로서의 5자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국제사회의 외교적 관행과 어긋나는 아마추어 외교의 극치라 생각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정부는 ‘핵우산 개념을 명문화한 것’을 최대 성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우산은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공식문건에 포함되었고,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부터는 ‘확장 억지력’으로 바꿔 사용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내용을 한미정상간에 다시 한 번 명문화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한미정상선언에 포함된 핵우산의 명문화가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해주고, 동북아에서의 핵확산 명분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데 있습니다.

한미 FTA문제에 대해서도 ‘한미정상의 의견일치’라는 우리 정부의 긍정적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자동차 협상의 진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말보다 마차를 앞세우지 않겠다”는 말로 조기비준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였습니다.
한미간의 조율 없이 지난 4월 한나라당이 상임위에서 비준동의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국내갈등과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한미 FTA 자체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만든 것으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대통령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이명박 정부의 3무 대북정책

민주당은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최대의 성과를 일관성 있는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전개하여 북한의 모험주의 노선을 최대한 관리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일구어 온 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 행정부 역시 결국에는 남북화해협력정책에 입각한 포괄적 대북접근을 추진해 왔습니다.

저와 민주당은 기회 있을 때 마다 한반도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과 군사모험주의 노선의 중단을 촉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원칙도 없고(무원칙), 대책도 없고(무대책) 책임도 지지 않는(무책임) 3무의 대북강경정책 역시 오늘의 한반도 위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데 중요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 그중에서도 대북정책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소위 ABDR정책(Anything But DJ-Roh)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3.3.3 북핵 평화해법

저는 그 동안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서 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 6.15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이행 ▲ 개성공단의 차질 없는 추진 ▲ 조건 없는 대북 인도 지원 ▲ 남북당국간 대화 재개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오래 전에 저의 제안을 수용했다면 남북관계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저는 다시 한 번 현재의 북핵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소위 ‘333 북핵 평화해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취해야 할 3가지 정책이 주된 골자입니다.

□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3대 제언

첫째, 핵보유전략을 포기하고 군사모험주의 노선을 중단해야 합니다.

북한은 어떤 경우도 핵보유를 해서는 안 되며, 향후 추가 핵실험은 물론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무기화 등 핵보유전략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그 어떤 정책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북한체제의 생존과 발전전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은 장거리 로켓발사 실험을 비롯한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도발 등 군사모험주의 노선을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6자회담에 복귀하고 남북회담 재개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동참해야 합니다.

북한은 하루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여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논의했던 북핵 불능화 작업에 조속히 착수하고 북한체제에 대한 안전보장 및 대북경제지원을 위한 포괄적인 협의를 다시 재개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실질적으로 중단된 남북당국간 회담을 재개하여 남북간 각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개성공단 억류 근로자와 기소된 미국 언론인을 석방해야 합니다.

개성공단에 장기 억류된 근로자는 남북간 합의정신에 따라 조속히 석방할 것을 촉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기소된 미국 언론인 역시 조속한 석방을 촉구합니다. 만약 북한당국이 인도적 결단을 내릴 경우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의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3대 제언

첫째, 오바마식 ‘포괄적 북미 일괄타결’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동안 북한의 최대관심은 북한체제에 대한 안전보장이며 그 주된 대상국가는 미국으로서, 북핵문제의 포괄적 해결의 핵심 내용이 북미관계 개선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Comprehensive Package Deal)의 주요 내용에는 6자회담의 합의사항인 을 위한 실천방안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 북핵 불능화 및 폐기방안 ▲ 북미관계 개선 및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가와의 협력사항 ▲ 동북아 평화정착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의 내용을 담는 크고 과감한 제안(Big and Bold Deal)이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북핵 포기를 위한 실질적인 국제공조를 이룩해야 합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전략으로 정책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황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북한 핵포기를 위한 대북제재가 실질적인 효과는 없고, 오히려 한반도의 안보 상황만을 더욱 악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생산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고위급 대북특사를 파견하여 북미 직접대화를 재개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해법과 관련해 연설한 내용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의 내용입니다.

0 “우리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화를 단절한 뒤 북한은 핵능력을 4배로 키우고, 미사일까지 시험 발사했으나, 부시행정부가 태도를 바꿔 대화를 시작했을 때 몇 가지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08년 9월 26일 미시시피대학 대선토론회)

0 “나는 우리의 동맹국과 친구뿐 아니라 시리아,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같은 우리의 적들과도 강력한 외교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나는 지도자를 만날 것이며 준비는 하되 조건 없이 만날 것이다”(08년 5월 17일 사우스다코다 기자간담회)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시절 연설처럼 “부시행정부 시절 대북강경정책으로 대화를 중단했을 때 오히려 북한은 핵능력을 강화했다”는 지적이나 “악의 축 국가의 지도자와도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현 시기에 매우 시사점이 높은 발언입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억류된 미국 언론인의 석방문제를 위해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급 특사파견이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여 오바마 대통령은 고위급 대북특사를 조속한 시기에 파견하여 북핵폐기를 위한 포괄적 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북미 일괄타결이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3대 제언

첫째,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 핵에 대한 불안도 크지만, 과도한 대북강경대응으로 국지전과 같은 전쟁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냉전시대의 색깔론과 전쟁불사론에 입각한 대북강경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하며, 불필요한 대북자극발언이나 강경군사대응 발언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6.15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이행을 협의해야 합니다.

남북정상과 국제사회가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합의한 6.15와 10.4 남북정상선언의 실천적 이행을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대내외에 천명하고 북한 당국과 그 이행을 위한 협의에 착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6.15와 10.4선언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 발전, 경의선 복원,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 재개 등에 대한 포괄적인 해법을 마련하고,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의 남북화해협력정책을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대북특사파견을 통해 고위급 남북당국간 대화를 재개해야 합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이자 남북관계의 최종적 보루라 할 수 있는 개성공단의 활성화 조치를 포함하여 남북간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당국간 회담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문제에 전문성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특사파견을 통해 남북당국간 회담의 재개를 포함하여 남북현안 문제의 일괄타결을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민주당 차원의 방북대표단 파견도 정부와 협의하여 적극 추진할 용의도 있습니다.

■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민주당의 역할

저희 민주당은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북핵저지, 전쟁반대, 평화정착의 3대 평화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할 것입니다..
 외신기자 여러분의 특별한 격려를 희망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