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제5회 비판정치학대회 기조연설
정세균 대표 제5회 비판정치학대회 기조연설
□ 일시 : 2010년 2월 19일 오전 11시
□ 장소 : 우석대학교 본관 22층
■ 정세균 대표 기조연설-민주당과 2010년 지방선거
6월2일 지방선거가 백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적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는 거 같다. 그런데 오늘 선거관계법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어떨지 불확실하다. 원래 선거관계법은 1년 전에 법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미리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된다는 것이 확정돼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를 16년 정도 했지만 거의 항상 코앞이 될 때까지 룰을 정해주지 않아 국회가 직무유기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백일 전까지 게임의 룰을 확정하지 못하는 국회의 자화상을 보면서 부끄럽고 미안하다. 어제 포항에 갔더니 포항에서 민주당 때문에 그렇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소통에 정말 문제가 있구나 싶다. 잘 아시다시피 선거관계법은 정치개혁특위를 만들어서 한다. 다른 위원회는 의석수 비율로 위원회를 만들지만 정치개혁특위는 여야 동수로 만들어서 거기서 합의를 해서 처리한다.
이번 지방선거 관련한 정개특위에서 합의가 됐는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내놓고 그것을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정당의 책임 있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기초의원을 소선거구제로 하는 것과 국회의장이 자신의 관심사항인 선원들의 투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 두 가지 때문에 선거관계법 처리가 안 되고 있다. 그런데 이걸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며 소통의 문제를 생각했다. 오늘은 처리를 해줘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국회가 직무유기를 계속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번에 선거법 개정을 하면서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노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현재 국회는 비례대표 의석수가 20% 정도 되지만 지방의회는 1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여성의 진출 등을 위해 비례대표를 최소한 20%로 확대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한나라당이 수용하지 않아 무산됐다.
한국정치의 문제, 그중에서도 지방자치의 문제가 여러 가지 있지만 나는 가장 큰 문제는 일당이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를 다 장악하는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당이 완전히 의회를 지배하고 있으면서 단체장까지 같은 정당이기 때문에 국민의 많은 세금을 들여가면서 하는데 너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지방의회도 단일 정파가 독점하는 구도는 깨야 한다. 만약 지금처럼 일당이 독식하는 구조가 유지되면 부패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기소되거나 문제되는 사람이 90명쯤 되고 중간에 그만 둔 분들이 40명쯤 될 것이다. 정치인들이 도덕성이 떨어지거나 제도의 미비가 문제일 수 있지만 일당이 지배하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다고 본다.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그렇다. 굉장히 안일하다. 공천만능주의에 빠져있다.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잘 소통해서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정당의 공천을 위한 노력을 너무 많이 하는 경향이 아니냐.
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문제 때문에 그렇다. 전국적으로 보면 한나라당이 지방권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문제가 있고, 지방자치를 책임지는 분들이 생활정치를 제대로 해서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물고를 돌려야 한다. 공천혁명이라 하면 과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정당들이 과거에 하던 행태로부터 과감하게 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대내적으로는 과감하게 변화하고 혁신하고 대외적으로는 통합과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일당이 지방권력 독점하고 있어서 부패와 안일과 지방자치가 해야 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민주당은 변화하고 혁신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호남지역으로부터 ‘민주당이 변화해야 한다’, ‘기득권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당원과 지역 시민을 존중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일방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보다는 분산시키고 분권화해서 당원과 시민이 존중받는, 그리고 당원과 시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인재를 발굴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내부 인재를 발굴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외부에서 풀뿌리 엘리트를 영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좋은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선거가 지역주의에 의존하거나 정당 공천에 의존하는 상황을 벗어나서 정책경쟁을 하는 양상이 펼쳐져야 한다. 소위 말하는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대결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천을 할 때 정형화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국민참여형 공천을 적극 추진하겠다. 그러나 당원을 무시하는 것도 정당 원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잘 조화시키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능력중심형 공천을 해야겠다. 도덕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주민들로부터 민주당 공천을 받지 않아도 저 사람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 그리고 지역맞춤형 공천을 해야겠다.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 우리가 강한 지역, 약한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는 통합과 연대를 얘기하고 있다. 통합이 최선, 연대가 차,선 분열은 최악이라는 것이 나의 일관된 목소리다. 이런 취지하에서 민주개혁진영이 힘을 합쳐야 한다. 통합이 최선이지만 선거 백일을 남겨놓고 통합만 계속 주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민주개혁진영이 사분오열되어 있는 현재의 양상은 정상이 아니다.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주개혁진영이 아무리 분화되어도 3개 이상의 정당이 돼서는 곤란하겠다. 하나가 제일 좋지만 둘 정도로 통합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어떻게 연대를 할 것인가. ‘반MB 모이자’, 이렇게만 얘기하면 정치권 사람들은 선거공학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나 국민이 박수를 보내실 것인가. 그런 연대를 할 경우 충분한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연대의 출발점은 선거연대 이전에 정책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개혁진영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정책이 있다. 예컨대 민주개혁진영은 학교 급식 문제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진영은 거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비롯해 민주개혁진영 공동 정책을 추진할 부분이 많다. 얼마전에 ‘정책으로부터 먼저 출발하자. 그래서 며칠 전에 공동정책을 노력을 하자.’고 야5당이 합의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연합에서 출발해서 선거연대를 하고 선거연대를 통해 승리하면 공동지방정부를 운영해야 한다. 공동지방정부가 조금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측면이 있을 거다. 지방정부를 얼마나 공동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정무직을 나눠서 분담한다든지 아니면 각 정당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장점을 특별위원회 같은 것을 운영하면서 공동으로 협력해가는 것 등등을 포함해 민주개혁진영 정당들이 국민의 삶의 짊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동지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연대는 목적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것이지 연대 그 자체가 아니다. 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패배를 가져오면 잘못된 연대다. 두 번째는 희생하는 연대여야 한다. 연대에 참여하는 정당들이 자기 욕심을 한껏 채우면서 다른 사람의 희생만 요구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호혜적인 연대여야 한다. 그 성과물을 공동으로 나누는 연대여야 한다. 승리, 희생, 호혜적인 연대여야 성공할 수 있다.
야5당이 연대를 위한 논의를 열심히 하고 있다. 민주당도 대표를 정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야5당 중에서 가장 큰 정파이기 때문에 기득권 포기을 하라는 주장이 많다. 민주당이 연대를 승리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기득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 시민공천 배심원제를 제도화했다. 연대를 하는데 아주 유용한 통로가 될 것이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민주당이 연대의 방법으로 실천했다. 원래 민주당 당헌에는 전략공천이 있는데 이번에 선거연대를 위해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도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논란 끝에 제도화했다. 민주당은 연대를 할 준비가 다 돼 있다. 그러나 그 연대는 호혜적이고, 희생하는, 승리하는 연대여야 한다는 점을 유지하고 있다.
제가 두 가지 정도 교수님들께 제안을 하고 싶은 게 있다. 첫째, 문제가 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 참여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야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교수님들이 앞장서는 것이 어떻겠나. 지금 전교조나 전공노에 대한 탄압이 굉장히 심하다.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다. 여권 인사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무마하는 노력을 하면서 노동자들이나 언론인들, 야권에 대한 공안통치와 공안탄압은 도를 넘고 있다. 여기서 그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아니다. 근본적으로 공무원들의 정치참여는 어떤 식으로 보장되는 게 헌법정신에 맞는 것인가, 그리고 국제적 수준에 합치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너무 없는 것 같다.
둘째는 정당의 구조 문제다. 지금은 중앙당과 시도당만 인정된다. 서울의 인구가 천만이고, 경기도 인구도 천만이다. 근데 서울시당과 경기도당만 허용이 되어있다. 그리고 지구당은 정치선진화를 위해 폐지했다. 그러나 제주도다 광주특별시나 이런 데 같으면 도당이나 시당 하나만 갖고 문제가 없겠지만 서울이라는 인구 천만 넘는 도시에 서울시당만 있다. 당직자도 5명으로 제한되어있다. 이 사람들이 서울시당에 수십만명에 이르는 당원을 관리할 수 있겠는가. 경기도는 더 심하다. 이것은 정당정치의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다. 지구당 폐지는 포퓰리즘이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면 정당정치가 제대로 돼야 하고, 정당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보장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되면 되겠나.
예컨대 경기도에 저희 당원이 수십만명인데 그 명부는 도당만 갖고 있다. 국회의원이건 지역위원장이건 아무한테도 제공되지 않는다. 대의원명부도 마찬가지다. 도당 이외에 각 지역위원회는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고, 당원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 적절한 것인가 한번 연구도 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싶다.
학계에서도 노력하시고 시민사회와 언론에서도 노력하셔서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속도가 늦기 때문에 국민의 수준에 못 미치는 점이 있어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나라의 다른 분야가 이룬 발전 속도에 맞추기 위해 민주당이 더 열심히 하겠다.
2010년 2월 19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