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라디오 연설 “천안함 국회 진상규명특위 즉각 구성해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당 대표 정세균입니다.
천안함에서 사고가 난지 벌써 6일이 지났습니다.
마흔여섯명, 우리 장병들이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에 갇힌 지
100시간이 넘었습니다.
온 국민이 마음 졸이며 생환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온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기적을 이루어내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구조작업 중이던 해군 구조대원 한 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헌신적으로 구조에 임하다 희생되신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고귀한 희생을 온 국민은 기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천안함 침몰 소식에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화도 나실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온통 답답하고 궁금한 것 투성입니다.
그동안 저희는 말을 아끼고 절제해왔습니다.
많은 의혹이 난무했지만 조금이라도 구조에 차질을 줄까 우려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6일이 되도록 지금까지 정부에서 누구 한명 속시원하게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늘 제가 국민을 대신해서 몇가지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고 원인이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처음엔 배에 구멍이 났다고 하더니
나중엔 배가 두동강이 났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사고가 정확히 언제 발생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 6일이 지나도록,
속시원한 대답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선체를 인양해봐야 알겠다고만 이야기합니다.
첨단장비로 무장했다는 해군이
배가 두동강이 난 채 가라앉았는데
원인을 모르겠다니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고 직후 군 당국의 대응도 실망스럽습니다.
생존자들은 모두 해경과 민간인들이 구조했습니다.
해군은 구명정도 없는 함정을 출동시켜서 발만 동동 구르고
서치라이트만 비추고 있었습니다.
장병들이 갇혀 있다는 배의 뒷부분을 찾아낸 것도
까나리 잡이 어선이었습니다.
해군은 이틀 동안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첨단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기뢰탐지함은 이틀이 지나서야 나타났습니다.
이틀, 48시간의 시간.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순간에 48시간은 정말 긴 시간입니다.
해군 주장에 따르면 생존 가능시한은 70여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소중한 48시간을 위치파악도 못한 채 보냈습니다.
이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 대응을 잘했다’고 했습니다.
칭찬보다는 군에 대한 격려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격려도 때가 있습니다.
엄청난 사태에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군을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과 남편을 군에 보낸 부모와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가진 의구심과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대통령은 지하벙커에서 4차례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가졌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은 ‘한점 의혹없이 공개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국민이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닷새째 똑같은 말만 듣고 있습니다.
몰라서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는 건지,
뭔가 밝히지 못할 내용이 있는 건지 정말 답답한 건 국민들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천안함 침몰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직접적인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을 겁니다.
실종된 마흔여섯명의 해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 가족의 안전,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며
험난한 바다를 누비고
거친 파도를 넘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습니다.
군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국가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한 꽃 같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드립니다.
우선 실종된 마흔여섯명 장병들의 생사를 확인하는데
모든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장비, 모든 인력, 모든 기술을 동원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의혹이 증폭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고원인과 진상을 소상히 밝혀야 합니다.
국민의 불안감과 의구심을 씻어주는 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너무도 당연한 의무입니다.
국회도 지체 없이 활동해야 합니다.
진실에 접근하는 노력을 거부하는 건 너무나 잘못된 일입니다.
이런 식으로는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킬 뿐입니다.
국회 정보위를 개최하고,
정부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가 즉각 이뤄져야 합니다.
사고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특위도 즉각 구성해야 합니다.
생때같은 자식을 군에 보내놓은 수십만 부모들,
특히 해군 장병들과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국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난당했을 때 위치를 추적하는
무선고주파인식기술(RFID)같은 장비를 시급하게 도입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천안함 침몰로 인한 충격과 고통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겁니다.
사고의 원인과 진상규명이 이뤄지면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과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국민 여러분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기적 같은 생환이 이뤄지기를 빌어주십시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충격을 겪고 계시는
실종자 가족 여러분께 기운내시라는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마흔여섯명 천안함 실종 장병의 생환을 간절히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실종자 가족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 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