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
[국회의원 박해철 보도자료]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처 절반이 ‘한국계 기업’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하는 청년 해외취업지원사업의 취업처 절반이 한국계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질 낮은 일자리도 포함돼 사업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다시 들여다봐 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수기관서 외국어 교육받았는데
해외취업 나가도 절반이 한국기업
<매일노동뉴스>가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의 최근 5년 해외취업지원사업(K-move)에 등록된 해외취업처 중 한인기업과 해외진출 국내법인의 비중은 전체의 50%를 상회했다.
K-move의 전체 해외취업처는 2020년 3천146개, 2021년 2천667개, 2022년 3천150개, 2023년 3천208개, 2024년 3천568개였다.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3천개소 이상이었다. 같은 기간 한인기업과 해외진출 국내법인은 1천715개(54.51%), 1천764개(66.14%), 1천929개(61.24%), 1천759개(54.83%), 1천793개(50.25%)였다. 한인기업이나 해외진출 국내 법인에 청년들을 취업시키는 일을 해외취업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공단은 이 사업에 매년 약 5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공단이 ‘월드잡플러스’라는 해외취업 사이트를 운영해 취업을 알선하거나, 연수기관을 통해 외국어와 직업 실무 훈련을 제공한 뒤 해외에 취업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연수 후 취업을 하는 연수취업자는 2020년 참여자 2천453명 중 962명(39%), 2021년 2천516명 중 1천434명(57%), 2022년 2천800명 중 1천868명(67%)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인기업이나 해외진출 한국기업이 절반이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청년들이 연수기관에서 외국어를 배워 해외에 나가도 한국어를 쓰며 일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년간 연수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곳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순이었다.
‘연봉 2천만원’에 ‘성희롱’ 등 권리구제 안 돼
인력공단 “한인기업·국내기업도 직무경험 가능”
저임금에 질 낮은 일자리가 포함돼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박해철 의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 호텔외식분야 취업연수과정’을 운영 중인 부산의 한 고교는 지난해 23명을 연수 취업시켰다. 이들의 연봉은 대부분 2천만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연봉이 3천만원을 넘는 취업자는 단 3명에 불과했다. 해당 고교의 사업제안서에 있는 싱가포르 구인업체의 구인수요조사서를 보면, 호텔 식당 서빙과 주방 스태프, 요리 보조자 등이 적시돼 있다. 근무기간 2년 동안 2천400여만원의 연봉으로 보조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다.
고충처리 절차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공단이 제출한 ‘최근 5년간 부당사례신고 및 노무상담 현황’ 자료를 보면 공단은 청년들의 고충에 실질적인 권리구제보다는 자문이나 상담으로 답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리에 취업한 한 청년이 모집공고와 다른 노동조건으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도록 요구받았고, 성희롱과 폭언을 당한 점을 공단에 신고했으나, 공단은 “해당 기업의 내부 기업평가에 반영하고 향후 유사 사례 및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관리 조치”했다고만 했다.
또 지난해 미국에 취업한 다른 청년이 현지 업체에서의 부당한 대우를 문제 삼으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공단은 자문변호사제도를 안내했을 뿐이었다. 박해철 의원은 “취업이 어렵거나 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열악한 허드렛일에 단기 취업을 시키는 사례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해외취업으로 외국어와 직무 능력을 쌓길 원하는 청년들의 꿈에 공단이 화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외국계 기업을 모색해야 하고, 고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단은 “한인기업이나 해외진출 국내법인도 대다수 현지인 채용으로 해외기업과 유사한 환경에서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 현지 체류 기회를 통해 문화 습득 등 다양한 글로벌 역량 함양이 가능하다”며 “싱가포르의 경우 초임수준은 낮지만 성과에 따른 임금 상승 및 빠른 승진이 보장된다”고 해명했다. 취업자의 고충처리와 관련해서는 “실질적 행정력 작용에 한계가 있어 온라인 해외취업 권익센터 등으로 고충을 접수해 해결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