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퇴임 기자회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70
  • 게시일 : 2008-07-04 16:43:31

손학규 대표 퇴임 기자회견

□ 일시 : 2008년 7월 4일 오전 11시
□ 장소 : 당사 2층 브리핑룸

◎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이제 당 대표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국민 속으로, 시민의 곁으로 돌아갑니다.
 
먼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에게 50년 전통의 민주세력 총 집결체인 통합민주당의 당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과 영광스러운 소임을 맡겨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분에 넘치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선에 이어 총선, 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당과 국민을 위해 묵묵히 일해 온 당원 당직자 여러분께 동지로서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는 이 순간, 저는 홀가분함보다는 국민과 역사 앞에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경제와 민생 현실, 국가적 난국을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직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기만 하는 정부․여당, 성직자들까지 거리로 나선 이 국가적 위기를 앞에 두고 임기를 마치는 저는 당 대표직을 떠나도 당과 국민에 대한 책임은 벗을 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제가 당 대표를 맡은 지난 1월 통합민주당의 상황은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피할 수 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독배’를 누군가는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고난의 길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선 참패 후 빈사상태에 빠진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반성과 쇄신과 변화였습니다.
저는 철저한 반성으로 민주개혁세력의 실패를 돌아보고자 했고, 뼈를 도려내는 아픔 속에 공천 혁명과 당의 쇄신을 이끌어 내고자 했습니다. 21세기의 세계적, 사회적 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운 진보’의 자세로 변화의 길을 추구했습니다.
 
50년 전통의 민주세력을 하나로 묶는 통합야당의 성사는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담보하는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총선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 소수당이 되었으나, 그러나 국민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81석의 귀중한 의석을 주셔서 야당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한 것은 더욱 큰 격려였습니다.

6.4 재보궐 선거에서의 승리는 우리가 열심히 잘만 하면 국민은 언제든지 우리 통합민주당을 성원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당을 추스르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는 아픔도 많았습니다. 저는 당 대표로서 소임을 수행함에 있어서 오직 당의 회생만을 모든 행동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국민이 우리 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당이 쇄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외부 인사를 초빙해 공천혁명을 거치면서 살을 에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당의 살림을 책임지고 선거를 총괄하던 동지가 공천에서 배제되고 당을 떠났을 때, 그 동지에 맞서는 다른 후보를 공천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당을 위해서 오랫동안 헌신하고 당의 통합을 위해 자신을 버린 많은 선배동지들을 챙기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남는 회한이었습니다. 오직 당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이었다고 하지만 인간적으로 정말 하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7.6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이제 통합이 실질적으로 완성되고 재출발의 기반이 닦여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변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세계를 향해 시야를 더욱 더 크게 넓혀야 할 것입니다. 눈앞의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보폭을 크게 해서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세계의 변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서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국민의 생활과 국민의 의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지금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도 마찬가지입니다. 21세기 새로운 사회의 변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자유와 민주, 인권의 전통적 민주적 가치를 꽃피우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우리의 책무입니다. 평등과 분배, 복지는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진보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생명과 자연과 평화는 인간의 존엄성을 재확인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진보적 가치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진보적 가치를 구현할 물적 토대를 마련할 능력 또한 새로운 진보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도 책임질 수 있는 유능한 진보를 필요로 합니다. 국가 경쟁력, 선진화, 세계화를 보수 세력의 영역으로만 방치하는 한 진보세력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무능이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고, 무엇보다 국정운영의 책임을 스스로 지겠다고 하는 적극적 자세를 국민은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잘못하더라도 국민이 통합민주당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대안정당으로서의 기대와 신뢰를 국민에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당리당략보다 국가의 이익, 국민의 이익을 앞세운다고 하는 사명감과 자기 확신이 서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대의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민주정당입니다. 정부, 여당을 국민의 편에 서서 견제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부에 대해서는 국민 편에 써서 국민의 뜻을 철저히 관철시키는 대안정당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의 역할을 정상화하는 일이 당면한 우리의 과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야당이 국회에 등원조차 못하고 거리에서 국민들 곁에 서있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표직을 떠나는 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이제 우리 민주당이 결단을 내려서 국회를 정상화하여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살피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저는 야당의 대표직을 떠나면서, 정부․여당과 이명박 대통령께 당부합니다. 진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국정운영의 수준을 맞추어 주기 바랍니다.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해 주기 바랍니다. 소통을 단지 홍보의 문제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생활 속에, 국민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것이 소통임을 이해하시고 국민과 함께 해주십시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통합민주당은 변화와 희망의 새 출발로 모두가 승리하는 길, 대한민국이 미래로 도약하는 길,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로 나가야 합니다.
 
50년의 빛나는 전통을 잇는 명실상부한 정통야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7월 6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전 당원이 하나로 뭉쳐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재집권의 씨앗을 키워나가는 국민의 희망, 통합민주당을 만들어 나갑시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민주시민 여러분. 저는 이제 당 대표의 소임을 끝내고 한사람의 자연인으로 국민 속으로 돌아갑니다. 자유로운 민주시민으로써 저 자신을 벌거벗고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저 자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저 자신을 비우고자 합니다.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일문일답
 
질문) 앞으로의 계획은?
답변) 글쎄, 좀 놀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그런 표현은 쓰지 말라고 하더라. 좀 쉬고 자신을 돌아보려고 한다. 진정으로 저 자신을 벌거벗고 돌아보면서 과연 이 사회가 손학규를 필요로 하는지,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우고 저 자신을 돌아보겠다.

질문) 등원에 대한 소회와 등원의 해법은?
답변) 지난 의원총회 소식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의원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서 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아무런 이론이 없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빗장을 치고 있어서 우리는 빗장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정치적인 결정인 만큼 적정한 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등원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촛불시위를 통해서 국민들의 뜻이 표현이 되었고 앞으로도 국민의 뜻을 표현하는 일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여과하고 수렴하는 정치의 역할로서 국회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회는 국회 안에서, 국민은 국민대로 국민건강, 국민주권, 민생을 제대로 지키는 역할을 같이 병행해나가야 한다. 이제 내일모레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지만 새로운 지도부에 사실상 이러한 부담이 넘어가지 않도록 등원에 대한 결단이 앞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질문) 대표직을 수행해오면서 후회나 아팠던 일은?
답변)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가 대선 패배 이후 당이 완전히 빈사상태에서 당을 다시 살리기 위해 우리 스스로 뼈를 깎고 살을 에는 쇄신의 모습을 보이자고 공천혁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이 또다시 희생을 당했다. 제대로 당을 위해 헌신한 분을 챙기지 못하고 오히려 어려움 속에 몰아넣는 경우도 있었다. 박홍수 사무총장이 당과 쇠고기협상을 위해 몸을 던지다 희생을 당했다. 여러분의 희생을 통해 민주당이 다시 설 수 있었고, 그 바탕에서 통합을 전진시키고 여기까지 왔다. 당이 새로운 출발을 함에 있어 여러 동지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역시 당내 여러 가지 이론도 있고 했지만 저로서는 우리당이 세계를 향해 더욱더 힘차게 뻗어나가는 모습을 같이 보여야한다는 생각으로 FTA를 17대 국회에서 우리가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러나 쇠고기협상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저는 쇠고기협상을 보고 17대 국회에서 FTA는 물 건너갔구나 직감했다. 그러나 우리당이 민주적,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 세계화, 선진화를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시야만이 아니라 지지층을 넓히고 다음 집권의 가능성을 여기서 볼 수 있고 대안세력으로 신뢰를 줄 수 있다.

질문) 전당대회가 긍정적으로 진행되는지?
답변) 물론 어려움이 많았지만 저는 우리당의 끈기와 근성을 본다. 강한 생명력을 본다. 전당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다. 며칠 전만해도 전당대회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했다. 우리 지지기반인 지역에서 시도당 대회의 날짜를 잡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겠다는 의지가 서로 양보해서 시도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했다. 그리고 내일 모레 있을 전당대회에 대한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가 당대표를 맡으며 50년 전통의 야당의 생명력, 끈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느꼈다. 야당의 커다란 자부심이다. 대선이후 야당은 궤멸직전에서 손학규를 내세워 야당을 다시 추스르려는 지혜와 판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과정도 어려운 통합이었지만 1:1통합, 공동합의제라고 하는 공동대표제가 갖는 어려움도 불구하고 어려움 속에서 공천을 무리 없이 이뤄냈고 총선도 비록 패배했지만 존립근거를 가지고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어느 때는 하루에 8~10시간 넘는 회의를 했지만 끈기를 가지고 결론을 도출했다. 이제 전당대회를 계기로 단일지도체제가 되고 효율적인 당 운영이 약속되고 있다. 이제 탄탄대로로 미래를 향해 힘차게 걷는 일만 남았다. 이제 우리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이고 민주당에 대한 의지하는 마음이 대안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위상을 더욱 튼튼히 할 것이다.

질문) 비판도 많았는데 당 정체성이 무엇인지 비판도 많았는데
답변) 할 말 많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정체성이 아니다. 미래를 지향해야한다. 과거의 실패에 우리를 묶어서는 안 된다. 정체성 논쟁의 핵심이 미래지향적이고 집권을 향해서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해내는, 그렇게 해서 구체적 대안세력이 되는 것을 논해야지, 실패한 과거와 좁은 이념과 편협한 분파투쟁의 틀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서는 안 된다. 실패의 길이고 패망의 길이다. 저는 이제 민주당이 21세기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유능한 진보세력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고 믿는다.

질문) 쇠고기협상과 한미FTA에 대한 입장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답변) 한미FTA가 쇠고기협상과 연결된 것이 사실이지만 협상이란 차원에서 연결된 것이지 한미FTA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쇠고기협상은 어차피 해야 한다.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을 전면 부정하면 한미FTA만이 아니라 일반통상관계도 유지할 수 없다. 하기는 했어야 하는데 협상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한미FTA는 개방된 세계화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2008년 7월 4일
통합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