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국회의원 임호선] 쌀값 4년 만에 최고… 농민은‘허탈’소비자는‘한숨’
산지 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24년산 생산량 감소와 바닥을 드러낸 재고량이 맞물리며 4년 만에 한 가마당(80㎏) 2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농민과 소비자 모두 웃지 못한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집중호우를 견뎌내고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농민들은 폭등한 생산비와 정부의 비축미 방출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미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소비자들은 추석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한숨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한가마당 22만5천33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9월 5일)보다 0.9%(2천92원)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4천904원보다는 28.8%(5만428원)나 급증했다.
산지 쌀값이 22만원을 돌파한 것은 2021년 10월 5일(22만256원) 이후 4년여 만이다.
올해 산지 쌀값 폭등의 주요인은 공급 부족 탓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이 재배 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370만2천t에 그쳐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또 올여름 잦은 비로 조생종 벼 수확이 늦어지면서 산지 출하 물량이 줄었다.
햅쌀 출하 직전 ‘곳간’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낸 것도 가격 폭등의 기폭제가 됐다. 전날 기준 전남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쌀 재고량은 1만8천t으로, 지난해(7만3천t)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RPC의 재고량은 8만6천t으로 전년 대비 68%나 급감해 공급 부족을 부채질했다.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쌀값에도 농민들은 울상이다. 올해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20% 이상 올랐고 근로자 인건비도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생산비가 폭등해 쌀값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나주지역 일부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는 깨씨무늬병까지 발생해 농민들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총 5만5천t 규모의 공공비축미를 방출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난해 쌀값이 올랐을 때도 농민이 아닌 중간 유통업체들이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쌀 소매가격 마진율은 2021년 7.2%에서 올해 8월 15.0%로 2배 넘게 뛰었다. 농민이 받는 값은 그대로인데, 소비자에게 파는 값만 크게 올랐다는 뜻이다. 정부가 수확기에 쌀을 풀면 햅쌀 값만 떨어뜨리고 이익마저 또다시 유통업체에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농민 유병규(37·전남 해남군)씨는 "비료, 농약, 인건비를 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작년과 다를 바 없다"며 "숫자만 오른 쌀값은 농민에게는 허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쌀 소매가격은 20㎏당 평균 6만1천원을 웃돌아 지난해보다 20%가량 비싸다. ‘심리적 저항선’인 6만원을 돌파한 셈이다.
광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양현정(39)씨는 "말 그대로 장보기가 무섭다"며 "쌀값 급등은 즉석밥, 떡 등 가공식품 가격의 연쇄 인상을 부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쌀 소비가 많은 식당 등 자영업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오랫동안 1천원으로 인식돼온 공깃밥 가격 인상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광역시 서구 한 고깃집 메뉴판. /인터넷 누리집 갈무리
쌀 소비가 많은 식당 등 자영업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오랫동안 1천원으로 인식돼온 공깃밥 가격 인상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광주 서구의 한 고깃집은 공깃밥 가격을 2천원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쌀 가공업체에서는 원료 확보 문제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음 달 5일 고점을 찍고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올해 8월 비가 많이 와 조생종(일찍 여무는 벼) 수확이 늦어지면서 7~9월 오름폭이 다른 해보다 가팔랐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자 입장에서는 쌀값이 형편없이 낮아 밥 한 공기에 300원 좀 넘은 것"이라며 "10월 5일 자가 보통 피크이고 점점 안정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남도일보) http://www.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33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