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부승찬 국회의원] 4년간 2857억 판 PX 화장품들, 수상한 자진해약... 군, '할인율 뻥튀기' 방관했나

  • 게시자 : 국회의원 부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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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25-10-11 16:36:11

국군복지단(아래 복지단)이 반복해 '할인율 뻥튀기'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PX 납품 화장품 업체를 제재하지 않고 자진해약 방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비슷한 경우 내부 고발과 검찰 수사까지 이뤄진 사례가 있어 복지단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복지단은 2022년 12월~2023년 1월 납품업체에 대한 가격조사 도중 업체 5곳(6개 제품)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는 명목상 업체들의 자진해약 요구에 따른 것이었는데, 5곳 업체 모두 직전 조사(2022년 1~2월)에서 '시장가격을 교란한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곳들이었다.

 

복지단 관련 직무 종사자라고 밝힌 A씨는 <오마이뉴스>에 "(2022년 12월) 조사 과정에서 업체들의 문제가 (다시) 드러났고 (그 수위가) 징계 및 고발이 필요한 수준이자, 복지단에서 '업체들이 자진해 계약을 종결하는 식으로 문제를 정리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업체 5곳은 PX 인기상품인 6개 제품(▲ ○○○ 블랙 스네일 크림 ▲ □□□ □□□ 멀티 골드 리프팅 크림 ▲◇◇ 마유 크림 엑스트라 골든컴플렉스 ▲ △△△△ △△△△△ 블랙스네일 리페어 크림 ▲ ○○○ 프레스티지 마유 크림 ▲ ◇◇ 넥크림 프레스티지 에이지 킬러)을 통해 4년(2019~2022년) 동안 약 2857억 원의 수익을 냈다.

복지단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업체들의 요구에 따른 정상적인 계약 해지였다"면서도 "당시 실무자들이 남아있지 않아서 (복지단이 업체들의 자진해약을 유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5곳 업체 중 한 곳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허위 할인율로 판매하지 않았다는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제재 처분을 받았고,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 자진 해약했다"면서 "처분 받지 않은 물품들은 계속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적발돼도 대부분 가벼운 위약금, '블랙' 퇴출 후 '로얄 블랙' 재입점도 

 

복지단은 시중 판매가를 부풀려 과장된 할인율로 판매되는 '시장가격 교란의심 물품'을 적발하기 위해 수시 가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제재 수위가 강해도 위약금 처분에 그치고 있고, 위 사례처럼 자진해약으로 상황이 마무리되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자진해약 이후 유사품을 재입점시키는 사례도 발생했다. 2018년부터 입점한 '블랙 스네일 크림' 업체는 2022년 1~2월 조사 때 위약금 처분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조사 과정에서 자진해약 방식으로 계약을 끝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약 1년 만에 '로얄 블랙 스네일 크림'을 PX에 재입점시켰다. 2024년부터 판매된 '로얄 블랙 스네일 크림'은 앞서 문제가 된 '블랙 스네일 크림'과 성분 및 상품명이 유사해 입점 당시에도 "일명 '달팽이 크림'이 1년 만에 PX에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복지단 측은 "(두 제품의) 제품명 및 제품구성이 다르다"며 "물품 심의위원회를 거쳐 새롭게 선정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업체 측은 지난 4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2024년 입점한 제품(로얄 블랙 스네일 크림)에는 로얄 젤리 단백질 성분이 포함됐다"며 "2018년부터 입점한 제품(블랙 스네일 크림)과는 성분 및 효과 등이 상이한 개별 제품"이라고 했다.

업체들의 수익에 비해 제재가 경미하다는 비판도 있다. 복지단은 2022년 1~2월 가격조사를 통해 적발된 업체들에 '경제재'에 해당하는 위약금 처분을 내렸다. 이는 연평균 매출액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1년 전 비슷한 사례, 내부 고발 →검찰 수사로 11명 기소 

 

검찰은 2014년 복지단 내부 고발(현역 육군 대령)을 통해 이와 비슷한 사례를 약 7개월 간 수사했고 11명을 기소(2명 구속, 9명 불구속)한 바 있다. 당시엔 스낵, 떡, 만두, 드링크, 문구류, 육포, 양갱, 죽 등 제품이 문제가 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에 따르면, 예비역 중령인 복지단 근무원은 2010년 9월~2014년 6월 업체 관계자들에게 입찰 정보 등을 주면서 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해당 근무원에게 금품을 준 업체 관계자들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군인 출신이었다.

서울서부지검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군납업체들이 입찰서류 검증의 현실적 한계 등 관리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입찰서류 등을 조작했다"며 "복지단이 2011년 도입한 판매가 최고할인율 제도는 군납업체 선정의 투명성 제고라는 순기능보다는 할인율만 높이면 군납이 가능해져 오히려 시중에서 유통되는 선호도 높은 제품이 군 장병들에게 공급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복지단이나 특정 군부대 출신의 전역자들이 총판업체를 운영하면서 복지단에 근무하는 근무원 등과 유착관계를 형성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등 비리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복지단의 철저한 가격조사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군납업체 선정의 투명성 제고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복지단 측은 "현재 경쟁과열 소분류 관리 제도를 통해 시장가격 교란이 의심되는 물품에 대해 수시로 시장가격을 조사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서는 계약이행책임심의를 통해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