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용산참사 철거민 영결식 조사
□ 장소 : 서울역 광장
이성수 님, 윤용헌 님, 이상림 님, 양회성 님, 한대성 님!
이제 우리는, 당신들을 떠나보내려 합니다.
혹한보다 더 차가왔던 세상, 불길보다 더 모질었던 세상에서
이제 당신들을, 놓아 드리려 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조차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당신의 몸보다 더 차디찬 냉동고에 갇혀,
외롭고 서러운 시간을 보내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마지막 가시는 날까지,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살고 싶다는 것이, 죽음의 이유가 돼야 했던,
당신들의 투쟁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이 죽어간 자리에 치솟을, 콘크리트 절벽위에
당신들의 눈물과 설움이 배어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갈망하던
당신들의 소박한 꿈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당신들은 떠나지만
억울함과 분노는,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철거민이 아니라, 우리의 아버지였고
폭력 시위자가 아니라, 가정을 지키고 싶은 가장이었던 당신들은
결국, 당신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당신들의 아들과 가족들은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고,
동료들은 수배자가 되어
당신들이 마지막 가시는 길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죽음을 기록한 문서는
아직도, 세상에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당신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시작입니다.
살인적인 재개발이
서민의 꿈을 빼앗는 세상을 끝내기 위한, 시작입니다.
돈 없고, 배경 없어도
이 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 대접받는
참된 민주주의를 위한 시작입니다.
약속드립니다.
당신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유를
분명히 밝혀내겠습니다.
당신들을 죽게 만든 이들이, 참회하고, 사죄하고,
그 대가를 받도록 만들겠습니다.
서민의 꿈을 빼앗는 재개발 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서,
더불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겠습니다.
이제, 아픔도 고통도 내려놓고,
분노도 슬픔도 잊으시고,
고이 쉬시옵소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아버지로,
가정의 평화를 지키던 가장으로 돌아와,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소서.
2010년 1월 9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