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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대표, 고 이해찬 상임고문 49재 추도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242
  • 게시일 : 2026-03-14 11:28:31

정청래 당대표, 고 이해찬 상임고문 49재 추도사

 

□ 일시 : 2026년 3월 14일(토) 오전 10시

□ 장소 : 원불교 소태산 기념관

 

■ 정청래 당대표

 

삼가 고인의 영전에 두 손을 모읍니다. 총리님 가신 지 49일, 불교에서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49일 동안 다음 생으로 가는 여정을 걷는다고 합니다. 그 마지막 날인 오늘, 저는 이해찬 전 총리님께서 부디 그 무겁고 길었던 짐을 내려놓으시고 편안한 곳으로 가셨기를 온 마음으로 빕니다.

 

총리님, 저는 아직도 휴대폰 일정표에서 메모 하나를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1월 29일 목요일 저녁 6시 이해찬 전 총리님, 총리님이 베트남 민주평통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시면 당대표로서 따뜻한 식사 한 끼 대접해 드리려고 손수 잡아두었던 그 약속입니다. 영결식 추도사를 읽다가 이루어지지 못한 약속 때문에 목이 메었습니다. 49일이 지난 오늘도 그 일정을 지우는 것이 총리님을 제 기억에서 지우는 것 같아서 차마 손이 가지 않습니다.

 

총리님, 기억하십니까? 2018년에 저는 총리님 편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이 열렸을 때, 이해찬 총리님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고, 당선을 위해 같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지금도 그 선택이 너무나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님은 당대표가 되셨고 당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셨습니다. 후배 당대표로서 이해찬 선배 당대표님의 길을 가겠습니다.

 

민주당은 500만 당원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당원이 주인인 당원주권 시대를 열었습니다. 총리님께서 당원주권 정당의 첫 돌을 놓으셨습니다. 저는 그 돌탑 위에 마지막 돌을 올리겠습니다. 2020년 제21대 총선 180석의 기적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례없는 압승이었고, 그 토대 위에서 이재명 정부가 탄생했고, 결국 제가 오늘 민주당 당대표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총리님께서 총선 압승을 이루어 냈듯 저도 6.3 지방선거 압승의 책무를 이어가겠습니다.

 

총리님, 총리님은 늘 가르침을 주시는 분이었지만 결코 행세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조용히 어느 자리에서 문득 한마디를 던지셨습니다. “에이 사람이 그러면 못 써.” 그 의미가 정치인은 세 가지의 실을 가져야 한다. 진실, 성실, 절실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처음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저는 속으로 ‘참 쉬운 말씀이시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총리님이야말로 그 세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으신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안기부 고문실에서 진실했고,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성실했으며, 마지막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절실했던 분, 그 삶이 그 말의 뜻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총리님이 평생을 그렇게 사셨기에 그 말씀이 허언 아니라 유언처럼 들립니다.

 

지난해 8월 저는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후 가장 먼저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총리님이 저를 보시며 나직이 말씀하셨습니다. “내란 관련 세력들이 아직도 여기저기서 암약하고 있어, 단단히 챙겨야 해.”

저는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총리님의 그 한마디는 제 등을 밀어주는 말씀이셨습니다. 수십 년을 독재와 싸우고 내란과 싸우고 불의와 싸워온 분에 입에서 나온 그 말의 무게가 달랐습니다. 그날의 총리님은 여전히 투사셨습니다. 연세와 상관없이 직함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향한 그 불꽃은 조금도 꺼지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여름날이 제가 총리님을 마지막으로 뵈었던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총리님, 1월 24일 총리님이 베트남에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온 마음을 모아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제주도 행사 중에 총리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좀 더 일찍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좀 더 자주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그 만찬을 더 일찍 잡았어야 했는데, 그런 후회들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총리님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네 분의 대통령, 민주 진영의 네 번의 역사적 승리, 그 모든 승리의 설계도에 총리님의 이름이 앞줄에 쓰여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총리님이 가신 지 오늘 49일, 이제 저 하늘 어딘가에서 오랜 동지들을 만나셨겠지요. 저는 얼마든지 그동안 우리 잘 살았지 하고 놓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님께서는 고문도 없고 선거도 없고 내란도 없는 그곳에서 얼마든지 평화를 누리며 살 자격이 충분합니다.

 

총리님, 총리님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셨습니다. 그저 살아가시는 그 모습이 저에게는 언제나 감동적인 강의였습니다. 오늘 저는 총리님을 보내드리며 저에게 남겨주신 세 글자를 다시 새깁니다.

 

진실하겠습니다. 국민 앞에서, 역사 앞에서 한순간도 거짓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성실하겠습니다. 어떤 역경이 와도, 어떤 고난이 찾아와도 자리를 지키고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절실하겠습니다. 총리님께서 평생을 품으셨던 그 꿈, 민주주의가 완성되고 한반도의 평화가 깃드는 그날을 향해 단 하루도 목마름을 잃지 않겠습니다.

총리님 보고 싶습니다. 안녕히, 부디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3월 14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